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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장기하와 십새들
작성자 세라r (ip:)
  • 작성일 2016-05-17 21:5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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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54
평점 0점
어느날 라디오 방송에서 우연히 장기하와 얼굴들의 별일 없이 산다 라는 노래를 들은적이 있다.
보컬에 튜닝을 많이 하지 않는 녹음 방식은 가사가 매우 잘 들린다.
특히나 장기하와 얼굴들의 음악을 하는 목적은 메세지를 전달 하는 것이라고 생각될 만큼
가사를 직관적으로 작성한다.

그 노래가 전달하는 내용은 "나는 별일 없이 살고 있다" 라는 내용이 아니었다.
조금만 눈치 빠른 사람이라면 분명히 이 뜻을 전달 받았을 것이다.

"족까는 소리 하고있네 십새끼야 내가 ㅂ신 된줄 알았지?"

듣는 내내 충격을 받았다. [너 내가 아무일 없이 잘 살고 있단 얘기 들으면 ㅅㅂ 졸라 배아파
뒤질꺼다 ㅄ아 낄낄낄낄낄낄] 이라는 얘기를 모든 매스미디어의 심의규정을 통과시켜버린
상태로 얘기하는 그 가사에 충격을 받았다.

그 뒤로 장기하의 정보를 수집 하기 시작했다. 대단한 수집을 한건 아니다, 그저 팬이 되기 전
누구나 하는 그저 그냥 간단한 의식 같은거 있지 않냐. 네이버에 들어가서 검색을 하고,
냈던 앨범을 뒤져 보고, 홈페이지 접속해서 앨범을 사고, 뭐 그저 그런것들이다. 눈뜨고 코베인의
 드러머 출신, 서울대 출신, 그 홍대 바닥에서 꽤 오랜 시간 굴러먹었고, 붕가붕가 레코드에
소속 되어있다는 아주 평범한 그런 정보를 얻어내는 의식 같은거.

일부 생각이 트이신 어른들께선 학력 좋은 아해가 딴따라질 하는걸 "좋은 현상"이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고, 생각이 굳으신 어른들은 바보같은 짓으로 보는 분들도 계신다. 또한, 일부 바보같은
중고딩 어린 아이들은 의사 자격증을 갖출 수 있는 학력을 보유한 아이돌 가수를 우상화 시켜서
빠심인간의 마음으로 주변사람들에게 자기가 좋아하는 가수를 전파 시켜내기 위해 태어난
사람인 것 처럼 행세하는 경우도 있다.

나 말고도 횽아들은 이런 생각 해본적 있을지 모르겠다. 생각이 트이신 어른이건, 굳으신 어른들이건
하여튼 그분들은 제도권인거고 늙은 사람이기 때문에 그들의 생각을 따르진 않겠지만,
그렇다고 내 또래 아해들이 하는 ㅂ신같은 우상화질 놀이에 나도 휩쓸리기 싫어하는 거때문에,
마치 나는 너희들(어른이건 또래건 아해들이건)과는 다른 사람이니, 나는 내 방식대로 미디어를
접하고 내 방식대로 해석하겠고, 내 방식대로 소비 할꺼라는 그런 생각 말이다.

중2병 걸렸을 고2때쯤에 했던 생각이었고, 대학교 1학년때 쯤까지 그생각은 계속 되었었는데,
그런 "학력"을 개 족같이 생각하던 중2병이 깨지게 된건 아이러니 하게도 "서울대"에 놀러갔다가
깨지게 되었다.

서울대에 밴드가 있었다. 동아리였는지 단과대 밴드였는지 취미 밴드였는지 아무튼 그 이름은
기억이 잘 안나지만, 알파벳은 4개정도로 짧았고 로고는 메탈리카의 로고를 형상화 했던 밴드였다.
(98년도. METH?, ACTS? 아.. .기억이 안난다... 하여튼...)

난 중3때부터 기타를 쳤고 고1때부터 밴드를 하는 바람에 대1때쯤에는 나름 5년여간의 기타 실력과
밴드 생활에 노하우가 있다고 생각했고, 내가 다니던 학교에 들어갈 정도의 수능 점수는 만점에서
깍아먹은 만큼 내 기타실력과 맞 바꿨기 때문에 난 자랑 스럽다고 생각, 당연히 서울대에서 밴드를
하는 애들은 일명 "조빱"이어야 하는게 당연했다. 조금 잘 해봐야 여자 보컬 데려다 놓고
'야야야야 쇼킹쇼킹'하는 주주클럽 노래나 부르고 있을꺼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충격에 충격을 거듭 했다. 성지라고 생각한 메탈리카의 빠떼리를 연주했고, 드림씨어터의
텍더타임을 연주했다(물론 졸라 잘했다). 솔직히 엔터샌드맨이나 풀미언더 어나더데이를 연주하면
"흠.. 서울대 애들 치곤 좀 하는군" 하며 여전히 "조빱"의 왕관을 씌워줄려고 했던 내가 다 스스로
챙피해서 얼굴이 화끈 거릴 정도였다.

그 뒤로 중2병은 깨졌다. 그렇다고 해서 서울대를 신봉하게 된건 드라마 같은 일이고, 아마 진짜
사람이라면 이쯤 해서 서울대 다니는 애들도 별거 아닌 "조빱" 이라는 논리를 어떻게든지 내
스스로에게 적용시켜야 하는게 진짜 사람 맞는거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하니까.

아무튼 그 이후로, 서울대 다니는 애들을 철저하게 분석하기 시작했고, 서울대 다니는 애들을
깔 정보를 호시탐탐 노렸다. 일부 연예인과 공직자들과 공직자들의 여자들이 학력 위조로 집중
포화 되게 만드는 것도 성에 차지 않았다. 학력이 우선시 되는 사회를 까봐야 그건 그냥 그들만의
리그였기 때문이다

그러다 내가 사회 초년병으로 신입사원이 될때쯤 해서 드디어 내 맘에 드는 "서울대 애들 까는방법"을
파악 했다. 사실 별거 아니었다. 서울대 나온 애들이 너무 많은게 문제였고, 서로 높은 자리에 올라갈
려고 하는게 문제였다. 게다가, 스스로 무엇인가를 깨우치고 낮은자리에 머물고 싶어하는 서울대
애들조차 "ㅅㅂ 내가 선택한게 맞는길인가?" 하면서 자꾸 의문을 가지게 종용하는 [분위기]자체가
문제였던 거다.

자, 당신이 서울대 4학년 1학기에 있는 학생이라고 가정 해보자. 그때쯤 되면, 서울대 학생 이라는 것
때문에 엄마 아빠의 모임, 고등학교 친구들의 모임, 군대 모임, 인터넷 까페에서 만난 모임,
그밖에 졸라 많은 여러가지 모임들에 나가 [서울대 다닌 다는 것에 대해 수줍음을 장착해서
개념있는 서울대생처럼 보이기 놀이]를 충분히 즐길 만큼 즐긴 상태인데, 이제 정작 내가 그 사람들
에게 개념있는 잘난체 놀이를 즐겼던게 ㅂ신 취급 당하지 않으려면 "졸라 들어가기 어려운 회사에
입사하는 방법" 밖에는 안남았다는걸 본능적으로 느끼는 시기가 된다.

그리고 실제로 자신의 동기들은 이미 졸업하기도 전에 삼성전자에 취직을 하고, 현대자동차에
취직을 하는 크리티컬까지 터지게 된다. 대기업의 기준을 100개 정도로만 가져가고 그중 30개
이상은 토익 점수를 600점 이상으로 채택하고 있는 이 현실 상황 속에서도 자기가 가진 토익 점수
780점은 웬만한 사람들이 탐내기도 어려운 점수라는것을 잊어버린채, 마치 스스로를 800점도
못넘은 ㅂ신처럼 생각하는 이상한 논리에 휩쓸리게 되는데

이렇게 서울대 나와서 제조 현장의 노업을 하게되면 "뭐하러 서울대 갔냐"는 소리를 듣기 싫어서
점점 더 높은 곳에 가야만 하는 이런 지옥같은 세상에 살고있는 녀석들이 바로 서울대 생들이었던
것이다. 나는 지방 소기업에 다녀도 연봉만 적당하면 누가 뭐라 하지 않는데 반해, 서울대들은
연봉이 적당하건, 심지어는 나보다 못받는데도 나보다 더 들어가기 어렵고 더 살아남기 힘든데를
아득바득 이를 갈며 기어코 들어가야만 하는 원죄를 품게 된 불쌍한 녀석들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렇게 나에게 있어서 내가 가진 학력은 서울대 다니는 학력보다 그닥 나쁘지 않은 것이었고,
그때문에 음악하는 사람이 좋은 학력을 가지고 있는 것도 딱히 유리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 하고
있었는데, 지속가능한딴따라질 이란 책을 사면서 결국 나는 장기하의 학력에 무릎을 꿇게 된다.

책의 내용과는 전혀 상관 없다. 책은 그저 레드오션에서 일단은 성공한 이야기를, 그리고 앞으로는
이걸 성공이라고 할 수 있을지 없을지 장담 못하는 (심지어 그 책은 그런 자신의 존재를 정확히 알고
있다)이야기를 나열한 얘기.

거기에 딸려온 씨디가 문제였다. 붕가붕가레코드에서 발매했던 아티스트들의 노래중 곰사장의
생각에 좋은 노래를 묶어놓은 일종의 컴필레이션 앨범을 퇴근 하는길에 차에다 꼽아놓고 소리를
크게 올린채로 들으며 내려가는데, 거기엔 장기하가 2003년에 발표했던 "하지만 만약 니가 아주
나쁜 놈이라면" 이란 노래가 있었다. 그리고 노래를 듣다가 [니가 말을 한다, 자꾸 말을 한다] 라는
부분이 나오는 순간 난 울음을 터뜨렸다.

가사가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기억을 조금 더듬어보면

너는 솔직한게 가장 좋다고 내게 말하지만
하지만, 니가 만약 아주 나쁜 놈이라면 그래도 솔직한게 좋은 걸까
니가 말을 한다 자꾸 말을 한다 귀가 시릴만큼 아주 깨끗한 혀로
니가 말을 한다 자꾸 말을 한다 귀가 찢어질 만큼 아주 깨끗한 혀로

내 주변엔, 십새끼들이 졸라 많다. 그 십새끼들은 동창들이 모일때나, 누가 결혼 할때나,
대학교에서 활동했던 동아리에서 졸업한 선배를 모을때 특히 자주 출몰 한다. 그리고 대부분
거기 나타난 십새끼들은 불과 5~6년전엔 "조빱"이었는데, 지금은 스펙만 놓고 저울질 했을때,
그게 결혼할 사람의 아버지에게 내놓을 스펙이건, 엄마 친구에게 내놓을 스펙이건, 취미활동 하는
사람들의 모임에 내놓을 스펙이건간에, 하여튼 좋은 평가를 받는 범위에 소속되어 있을 스펙을
가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그네들은 양의 탈을 쓴채로 나에게 물어본다

"잘 지내고 있냐?"

사실 저 질문은 누구에게나 들을 수 있다. 졸라 오랜만에 만난 친구에게서도 들을 수 있고, 진심으로
 나를 걱정해주는 친구에게서도 들을 수 있으며, 정말 몰라서 물어보는 친구들도 있게 마련이다.
그런데, 진짜로 양의 탈을 쓴채로 나한테 저 질문을 하는십새끼는 내 스스로 졸라 잘 안다.
경우에따라선 나 말고 다른사람들도 그걸 알아차릴때가 있다.

"니가 말을 한다, 자꾸 말을 한다" 라는 가사가 나오는 순간, 내가 운전하면서 눈물을 쏟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내가 처했던 상황을 이 가사가 졸라 정확히 찝어준거다.

분명히 장기하는 나보다도 더 그런 십새끼들이 많았을 것이다. 대기업에 다니고 있는 애가 잘지내고
있냐고 물어보는 그 의도를 나보다 더 확실히 알고 있었을 것이다. 뭐하냐고 물어보는건 "난 대기업
다닌다"고 자랑 하고 싶었던거고, 음악하는게 "힘들지 않냐?"고 물어보는건 "난 돈 많이 받는다"고
자랑 하고 싶어 하는걸 그 누구보다도 장기하는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음악 하면 힘들지 않냐"고 물어보는건 "그러게 ㅂ신아 음악 하니까 니가 지금 이따위 생활을 하고
있지", "하고싶은거 안하며 수절하는 학교 생활을 한 나는 지금 이렇게 잘나간다" 라고 놀려먹으며
결국 자기 잘난체를 할 수 있는 최고의 양의 탈을 쓴 ㄱ새끼들이 그런 질문을 던지는걸 장기하는
말하고 싶었던 거다

결국 별일없이 산다의 가사가 왜그랬는지 이해가 갔다.

니가 깜짝 놀랄만한 얘기를 들려주마
절대로 두다리 쭉뻗고 잠들진 못할꺼다
그게 뭐냐하면 나는 별일 없이 산다

ㅅㅍ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눈물이 나올락 한다. 아마 나는 장기하의 노래를 울면서 듣는 몇 안되는
팬중에 하나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그렇게 서울대 나온 가수를 추앙하고 말 것이다. 서울대 나온
사람을 인정하게 되기까지 꽤 길었다. 15년정도 걸렸나부다. 앞으로 장기하의 (금전적인) 성공이
지속 될꺼란 장담은 못하겠지만, 적어도 이제 장기하는 그에게 양의 탈을 쓰고 자존심 저 깊은 곳부터
괴롭히던 그 십새끼들에게 복수하는것 만큼은 성공 했다고 생각한다. 이제 그런 십새끼들은
이 세상에서 사라졌으면 좋겠다. 꺼져라 이 십새끼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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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리 2016-05-17 21:54:36 0점
    수정 삭제 댓글
    스팸글 ㅋㅋㅋㅋㅋㅋㅋ글이 하이킥스럽넼ㅋㅋㅋ
    근데 나도 버스안에서 장기하 노래 듣다가 울컥한적 있음
    이제는 장판이 난지 내가 장판인지...
  • super썬 2016-05-17 21:54:26 0점
    수정 삭제 댓글
    스팸글 오~ 심층분석 잘 봤습니다. 세라r 님 아니세요^^ 많은 이슈가 되었지만 너무 직선적인 표현에 많은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실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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