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뮤직인포에서 볼캔기타에서 나오는 코어사운드 SP라는 모델의 레스폴 기타 체험단을 모집했습니다.
지원해놓고 발표까지 텀이 좀 있어서 잊고 지내다가...
문득 모르는 번호로 온 전화.
평소에 070이나 지역번호 뜨는 전화는 잘 안 받습니다. 대부분 대출광고나 무슨 보험 어쩌고 저쩌고 광고들이 대부분이라...
근데 이날따라 이상하게 전화가 받고싶었고....
전화를 받았더니, 제가 체험단에 당첨됐으니 필요한 서류를 보내주면 기타를 보내준다는 전화였습니다!!
많은 지원자들 중에서 세 명만 뽑는 나름 높은 경쟁률이어서 마음도 비우고 잊고있었는데...ㅎㅎ
게다가, 펜더를 구입한 뒤에 요즘들어 부쩍 레스폴 타입의 기타가 땡기던 중.. 이게 웬 떡인가!! 싶어서 냉큼 '헉! 서류 당장 보내드릴꼐요!!!+_+' 라고 했습죠..ㅎㅎ
(물론... 기타를 제게 증정해주는 것이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마는, 한두푼짜리 물건이 아니라 그런지
이번 체험단은 기타를 반납해야되더라구요^^;;
대략 한달정도 사용하고 왔던 상자에 그대로 넣어서 택배로 보내면 된답니다.
뭔가 살짝 아쉽지만... 그래도 일단 이기타 저기타 써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고...^^)
그리고 다음 날, 집으로 배송된 아름다운 박스 하나....
아... 이 얼마나 아름다운 자태입니까..
새 기타를 구입해본적이 있는 분이시라면 아실꺼에요.
저 상자만 열어도 새 기타 냄새가 폴폴 날 것만 같은.....^^
나중에 반납할 때 필요하기때문에 박스도 조심조심 열었습니다 ㅎ
오.. 소프트 케이스도 들어있군요.
근데 이 케이스 폭이 넓어서 통기타가 잘못왔나 싶었습니다 ㅎ;;
자 그럼 본격적인 첫 대면!
체험단이라 색상은 제가 임의로 선택을 못하고 랜덤 발송이었는데, 생각보다 이쁜녀석이 왔습니다^^
이 기타의 사양은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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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디 | Mahogany |
넥 | Mahogany |
핑거보드 | Rosewood |
플랫 | 22 |
픽업 | 골트커버 블랙링 볼캔험버커픽업 2개 |
컨트롤 | 2볼륨 2톤 스피드노브 |
픽업스위칭 | 3way |
브릿지 | 튠오메틱 골드 |
머신헤드 | 다이캐스트 골드 |
하드웨어 | |
너트 | 그라파이트 |
Notice |
전형적인 레스폴 스펙이네요.^^
자, 그럼 이제 새 기타 개봉식도 했겠다 본격적으로 파헤쳐보겠습니다!!
우선 외관 체크!!
사진 쭉~ 나갑니다!!
탑이 좀 연한듯 하지만, 적당히 이쁘고 헤드 모양이 깁슨에 비해 좀 어설프지만 그래도 그럭저럭 봐줄만 합니다.
신품가를 도저히 알아낼 수 없어서 얼마짜리 기타인지는 모르겠지만, 네이버 지식쇼핑 검색결과 리퍼 제품이 19만원~21만원 이더군요.
볼캔 코어사운드 SP중에 SP가 스페셜 인것 같은데..
여튼, 짐작컨데 30~40만원대가 아닐까 합니다.
(제가 어느 쇼핑몰에서 찾았는데, 39만 얼마인가 38만 얼마에 신품을 파는것 같습니다)
대충 외관을 살펴보고 기타를 치는데 한 10분쯤 치니 손가락이 완전 까매져서 기타 줄을 갈기로 결정!
기타줄 걷어내고 프렛보드 오일 먹여주고 프렛 청소를 시작했는데.....
여기서부터 문제가 시작됩니다.
이제부터 다소 격한 어조가 나올 수 있습니다. 볼캔 기타 유저분들께는 미리 사과의 말씀 드립니다.
직접 사진을 보면 아시겠지만, 욕을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없는 수준인데다 저도 사람인지라..
다만 한가지 참고하셔야 할 점은 제가 볼캔 기타를 욕하는 것은 볼캔이라는 회사의 모든 기타가 아니라
제가 직접 사용해본 이 기타에 한해 해당되는 사항이므로 제 말을 비약해서 받아들이지는 말아주세요...^^;
우선 사진부터 보시죠.
보이십니까 이 쓰레기같은 너트..
너트 홈 가공, 넥과 너트 접합상태, 너트 가공 후 마무리, 어느하나 제대로 된 것이 전혀 없습니다.
중국산 10만원짜리 기타도 이정돈 아닐것 같은데..
지판 청소하고 프렛 닦다가 너트의 꼬락서니를 보고나서 '헉!!!' 한 뒤 그 뒤로 마감이나 기타 상태에 대해 꼼꼼히 살펴봤습니다.
아무리 저가형 기타라고 해도 그렇지, 40만원가량 되는 기타의 수준이 이정도라뇨...
누구에게는 40만원이 푼돈일 수 있지만 누구에게는 큰 맘 먹고 지르는 돈 일수도 있습니다.
40만원이면 시급 5천원받고 80시간을 일해야 하는데, 이는 하루 12시간씩 7일을 일 해야 합니다.
누군가가 하루의 절반씩을 고스란히 일 하는데만 사용하고 꼬박 7일이 걸려야 모이는 돈을 줘야 사는 기타가.. 이게 말이 됩니까?
그리고 저가형 기타라고 봐줄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사진찍는 기술이 없어서(캐논 600D+번들렌즈 / 너트사진 위 두장은 아이폰4)그렇지, 정말 자기 돈 주고 샀는데 직접 이 너트를 보고 '허허 그럴수도 있지'라며 웃을 수 있는 사람은 절대 없을겁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바디 바인딩 흘러내린건 너트에 비하면 애교 수준이구요.
또 한가지 충격적으로 쓰레기 같았던 부분은 프렛입니다.
사진으로 봐서는 티가 안 납니다만, 하이프렛 레벨 벨런싱이 전혀 안 맞아서 15프렛 이후에서 쵸킹을 하면 소리가 끊깁니다.
이건 가격대를 떠나서 어느 프렛에서 운지를 하든, 쵸킹을 하든 소리가 나야 '기타' 아닙니까?
'어차피 레스폴로 하이프렛에서 쵸킹 얼마나 한다고 그러세요...'라고 말씀하신다면 할 말은 없습니다만,
전 이런 부분은 기타로서의 기본이 안 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이프렛 쵸킹 부분은 마지막에 동영상 후반부에서 나옵니다)
분명 제가 새 기타를 깐 것 같은데, 누가 쓰던 기타를 받은 듯 한 금장 하드웨어 부식과 기스, 픽업셀렉터의 잔기스 들입니다.
그리고 프렛 마감도 그다지 시원찮습니다.
어쩌면 이건 제가 이미 색안경이 껴져서 그렇게 보이는 것일수도 있습니다만, 넥 바인딩도 그다지 깔끔하지 않습니다.
헤드머신에도 유격이 있는것 때문인지 튜닝도 잘 나가구요.
이게 대체 어딜봐서 40만원짜리 기타인지 저는 전혀 이해가 안 됩니다.
무슨 자신감에 이런 기타를 '스페셜' 이라는 단어를 써가며 내놓았고 40만원이라는 돈을 받는지..
저는 전.혀. 40만원의 값어치를 못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받은 이 기타만 마감이 이따위 인지는 제가 알 길이 없으나, 아무리 양산형 기타라도 정도가 있지 이건 좀 심하다 싶습니다.
기타 줄을 갈며 정내미가 뚝 떨어져서 정말 솔직히 사용기 조차 쓰기 싫었습니다.
제가 뭐 써보고 사용기 쓰고 비교하고 이런걸 좋아해서 여태 이런저런 악기, 전자제품 등 체험단 활동도 조금 했었고 사용기도 좀 써봤는데,
제품의 상태가 쉣다빡이라서 사용기 조차 쓰기 싫었던 경우는 처음입니다...
(그래도 업체측과의 약속은 약속인지라 사용기는 씁니다...)
소리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그래요. 뭐 특별히 좋은 부분도 없고 특별히 나쁜 부분도 없고.
레스폴 특유(?)의 먹먹함도 적당히 표현되는 것 같고...
소리만 놓고 봤을 땐 살 만 한 기타이지만, 악기라는게 소리만으로 사는건 아니잖습니까.(물론 빈티지 오리지널 등은 제외..^^;)
튜닝 잘 나가고, 너트 마감 쓰레기 같고, 하이프렛에선 쵸킹도 못하고, 잡음도 꽤 나고....
제 주변의 지인이 볼캔 코어사운드 SP를 산다고 하면 전 정말 도시락 싸들고 가서 말리고 싶습니다.
저 또한 이 기타는 줘도 안 가질것 같구요.
제가 욕심이 많은 편이지만, 정말로 이 기타는 줘도 안 갖겠습니다... 차라리 이 기타 살 바에는 중고 에피폰이 훨씬 낫겠네요.(에피폰 직접 사용해봤습니다.)
아휴....
글을 쓰다가 제가 좀 흥분을 했네요...
항상 제 신조가 리뷰 쓸 때에는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쓰자 주의인데, 이번은 흥분을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없었습니다..ㅠ
다시한번 볼캔기타 유저분들께는 죄송하다는 이야기를 드리고, 제가 이렇게 욕 하는 것은 볼캔기타 전체가 아닌 제가 직접 사용해본 볼캔 코어사운드 SP 모델 중에서 이 기타에만 한한다는 것 유의해주시구요...
어떻게보면, 이 글로 인해 저를 욕하시는 건 받아들이겠습니다만, 볼캔 기타를 옹호하시는 분들과의 논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다시한번 죄송하다는 이야기를 전하며 이 기타에 한정된 사용기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네요.
전 제가 보고 느낀 것을 그대로 전했을 뿐입니다.
마지막으로 기타 샘플 영상입니다.
좀 길지만, 중간중간 튜닝 나가고 마지막에 하이프렛 밸런싱이 엉망인 증거 영상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처음에 키타를 건네주실때 여러 사람이 썼던 키타라 상태가 좋지 않다고 들었습니다. 색상이 3개 있던걸로 기억하는데 저는 붉은색 계열의 레스폴을 받았습니다. 새 키타가 아니었다는점을 간과 하신것 같아서 댓글 남겼습니다...^^ 뭐 물론 지적하신 플랫과 너트의 부분은 당연히 공감하며. 그리고 하나 더 추가하자면 제가 받은 키타에는 픽업에도 문제가 있었습니다. 픽업은 쓰면서 고장날수도 있지만 지적하신 플랫은 치면서 벌어질(?)리도 없는 부분인데 말이죠. 게다가 하이플렛 초킹부분은 저도 글에 썼듯이 피킹을 강하게 가야 음 끊김이 덜했구요. 시장에 내어놓을때는 보완해서 내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봅니다.
그러했군요 새기타가 아니라는점을 간과한것이겠죠 ㅎㅎ
저도 한번 참여하고 싶네요
가격도 저렴했고 ㅎ중고였나 보네요~